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Korean History

김대건 신부 성상, 왜 바티칸 성 베드로 대성전에 세워졌나?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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2023년 9월 16일, 바티칸 성 베드로 대성전 외벽에 김대건 신부의 성상이 세워졌다. 동양인 최초의 사례다.

“왜 하필 김대건 신부인가?” 바티칸의 중심, 성 베드로 대성전 외벽에 550년간 비어 있던 벽감이 한국인의 모습으로 채워졌다. 그것도 조선시대 복장을 한 채 두 팔을 넓게 벌린 동양인 사제의 모습이다. 단순한 조형물이 아닌, 이는 한국 가톨릭이 세계 가톨릭 역사 안에서 인정받았다는 뜻이자, 한국의 종교·문화적 위상이 바티칸에 ‘상징물’로 새겨졌다는 이야기다.

 

동양인 최초로 성 베드로 대성당에 세워진 김대전 신부 성상

 

 

✨ 왜 바티칸에 성상이 세워졌을까?

🧭 설치 결정의 배경

2021년, 프란치스코 교황은 유흥식 라자로 추기경(당시 교황청 성직자부 장관)의 제안을 받아들여 바티칸 성 베드로 대성전 외벽 벽감에 김대건 신부의 성상 설치를 승인했다. 그 이유는 다음과 같다.

  • 보편 교회의 상징: 동서양 모든 민족이 교회 안에서 하나라는 보편성을 상징
  • 순교의 보편 가치: 김대건 신부의 삶은 ‘믿음을 위한 희생’의 대표적 사례로 교황청이 높이 평가
  • 동양의 첫 사제: 세계 가톨릭 사제단에서 아시아 최초라는 역사적 상징성

🗿 설치 위치도 상징적이다. 성상은 성 베드로 대성전 외부 광장을 마주하는 벽면(우측 두 번째 벽감)에 세워졌는데, 이 자리는 무려 550년간 비어 있던 공간이다. 교황청은 앞으로 각 대륙을 대표하는 성인의 성상을 설치할 계획인데, 그 첫 주자가 한국의 김대건 신부였다.

 

✨ 조각상 제작의 의미와 과정

🧭 누가 만들었는가?

조각가 한진섭(성신여대 교수)은 이탈리아 피에트라산타의 대리석을 사용해 총 3.7m에 달하는 대형 조각상을 제작했다. 김대건 신부가 두 팔을 활짝 벌리고 서 있는 모습은 “세상의 모든 이들을 환영하는 사제의 모습”을 형상화했다.

  • 전통 도포, 갓 착용: 조선 후기 선비 복장
  • 오른손은 복음서, 왼손은 십자가를 잡고 있음
  • 전체적인 자세는 “믿음, 용기, 환영”을 상징

한진섭 작가는 바티칸 조형물로는 드물게 동양인의 얼굴과 신체 비례를 충실히 반영하려 했으며, 성인의 인자함과 결의가 드러나는 표정에 공을 들였다.

 

 

✨ 문화적·역사적 의미

🧭 왜 의미 있는가?

  1. 동서양 신앙의 접점: 서양의 성지 한가운데 동양인의 성상이 세워진 것은 인류의 신앙이 특정 문화에 국한되지 않음을 드러냄
  2. 한국 가톨릭의 위상: 한국은 현재 전 세계에서 가톨릭 신자 수가 빠르게 증가하는 국가 중 하나이며, 선교사 없는 자생적 신앙공동체로 출발했다는 점이 국제적으로 높이 평가됨
  3. 정치 외교적 상징성: 문화외교 차원에서도 의미가 크며, 유럽 중심의 교회 역사에 다문화 상징을 삽입함

🧩 흥미로운 뒷이야기

바티칸 내 이 벽감은 르네상스 시대부터 원래 조각상을 설치하려 했지만 마땅한 인물을 정하지 못해 수백 년 동안 비어 있었다. 그런데 김대건 신부가 그 ‘빈 자리를 채운 첫 인물’이라는 점에서 많은 신자와 관광객들의 주목을 받고 있다. 한 외신은 이를 "한국이 바티칸에 새긴 영혼의 흔적"이라 표현하기도 했다.

 

 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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